게임사들 잇따라 AI 전략 강화…업계 일각서는 '일자리 대체' 우려도
2022년 말 챗GPT 등장을 계기로 산업계에 새로운 화두로 던져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2년간 고도화를 거듭하며 게임 개발 환경도 바꾸고 있다.
오픈AI의 차세대 AI 모델 GPT-5가 이르면 올해 안에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게임업계의 AI 도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25년 한입으로 'AI' 외치는 게임업계…개발·서비스 전반에 도입
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핵심 전략으로 개발 과정에서의 AI 도입을 강조했다.
크래프톤[259960]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례적으로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책임자를 배석시켜 자체 AI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크래프톤은 개발 조직은 물론 지원 부서까지 AI를 전면적으로 도입, 전사 AI 도입률 95%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선보일 '인조이' 등의 게임에 인공지능 게임 캐릭터 CPC(Co-Playable Character), 서버 없이 클라이언트(실행 프로그램)에 탑재된 소형언어모델을 개발한다고도 설명했다.
2023년 자체 개발 AI 모델 '바르코'(VARCO)를 선보인 엔씨소프트[036570]는 작년 말 AI R&D를 담당하던 리서치본부를 분사시켜 자회사 '엔씨 AI'를 출범했다.
그간 한국어 기반 중소형 언어모델 개발에 주력해온 엔씨소프트는 게임 제작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분사한 엔씨 AI는 그간의 R&D 성과를 기반으로, B2B 중심의 사업모델 개발에도 나설 전망이다.
넥슨, 스마일게이트도 자체 AI R&D 조직을 두고 관련 성과물을 지속해서 외부에 공유,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컴투스[078340], 위메이드[112040]는 지난 2일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발표된 임직원 대상 신년사에서 AI를 통한 게임 개발 비용 효율화를 강조했다.
"일자리 AI가 빼앗을라" 우려도 확산…아트 직군서 강해
반면 일선의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현재 게임 개발 인력의 상당수를 AI가 대체할 거란 위기의식도 확산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말 업계 종사자 1천500여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해 발표한 '2024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술의 적용 확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39.7%로 전년도 54.8%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27.4%로 전년도 14.6%보다 크게 늘었다.
연구진은 AI 기술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용 불안, 직무 축소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래픽·디자인 직군 종사자의 경우 AI 기술 확대에 대해 38.5%가 부정적으로 답해 30% 이하로 나타난 다른 직군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AI 기술이 본인의 직무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래픽·디자인 직군은 절반 이상인 53%가 '그렇다'고 응답해 기획 36.7%, 프로그래밍 27.2%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보고서는 인터뷰 대상에 포함된 기업 중 한 곳이 AI 기술을 도입하며 디자이너 직군 일부를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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