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의 한 대학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세워졌다. 그 대학 출신이지만 그의 명성은 일본 사회에서도 잘 알려진 작가이기 때문이다.
동상과 비석은 그 상징으로 오래 기억하고 추모하며 영지(領地)를 뜻하기도 한다.
우리는 월드컵이라는 세계의 축제에서 해방이후 기록적인 감동을 선물한 거장 히딩크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했다. 4강에 진출하던 그날은 온 국민이 밤세워 잔치를 했다. 또한 월드컵 경기장에는 관람석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거대한 현수막에는 '히딩크를 대통령으로' 라는 문구가 씌어졌었다.
하지만 아직도 히딩크를 기념하는 흉상이나 비석 하나가 없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는 한결같이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이 석고로 세워져있다. 색갈이 지워지고 또 부서진 모습을 자주 본다.
작년에 쿠바의 아바나 시내를 여행하던 중 눈부시게 아름다운 동상들을 보았다. 사람크기만 한 세기적인 작가들이 나의 눈을 훔쳤다. 그곳에는 단테,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타골이 전시장처럼 세워져있었다. 설립된지 300년 된 국립대학의 처음 위치라고 했다.
몽골의 수도에는 광장을 바라보는 의사당건물 중앙위치에 칭기스칸 좌상이 온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는 레닌 동상이 오랫동안 자리했던 그 동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가슴설레는 마르코폴로의 동상이 어께에 비둘기 한 마리와 함께 우뚝서있다.
2년 전 바티칸의 성 베드로성당 외벽에는 갓을 쓴 김대건신부의 성상이 대리석으로 조각되어 영구 보전하게 되었다.
우리의 세종대왕의 좌상이 세종로에 세울 무렵 같은 시기에 몽골에서는 13세기 태마파크를 만들었다. 그곳 중앙에는 세종대왕 좌상 10배 크기로 칭기스칸 기마상을 만들어 내부에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했다.
육사에서 쫒겨난 홍범도 흉상을 용산공원으로 과감히 모시고 그 공원 이름도 함께 다시 짓자.
그리고 서울시와 종로구는 사춘기의 꿈을 키우고 대학을 다닌 한강의 흉상을 송현공원에 세워라.
총칼을 녹여서 보습을 만드는 거 보다, 문화의 힘으로 AI를 개발해서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봉두완의원은 동작대교를 만들어놓고 준공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교가 직진하고 용산 기지가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는 날 우리는 세상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어떤 좋은 제도나 예술품이 때로는 찬란한 문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프트파워가 된다. 지금 세상의 젊은이들이 우리가 만들어낸 보여지는 상품들을 매일 그리워하고 있다. <원고지 8,2장>